네그루의 블로그

네그루의 성장일기를 그린 블로그입니다.

  • 2025. 4. 10.

    by. 네그루

    목차

      1. 허무함은 비정상이 아니다: 뇌와 감정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허무함은 이상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뇌와 감정 시스템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가깝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는 끊임없이 도파민이 분비되며 기대감, 도전감, 긴장감이 유지된다.

       

      하지만 목표가 이루어지는 순간, 그 긴장이 풀리며 뇌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상태로 빠지게 된다. 이때 찾아오는 감정이 바로 공허함과 방향 상실감이다. 예를 들면, 긴 시간 수험생활 끝에 합격한 뒤 오히려 무기력해졌다는 사람들, 혹은 마라톤 완주 후 “다음에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에 빠진 경험이 있는 이들 모두가 여기에 해당된다. 중요한 건, 이 감정이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전환의 시작 신호’라는 점이다. 허무함은 지금까지 외부 목표에 몰두했던 뇌가 내면의 감각을 다시 조율하라는 사인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2. 목표가 아닌 ‘정체성’을 중심에 두는 시선을 회복하라

      많은 사람들은 목표가 사라지면 자기 정체성도 함께 사라진 것처럼 느낀다. 이는 그동안 목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예: “나는 수험생이다”, “나는 창작자다”, “나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다”라는 정의를 중심으로 살아온 사람은 목표가 끝난 순간 정체성의 공백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건 ‘또 다른 목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다. 한 프리랜서는 긴 프로젝트를 마친 뒤 한동안 허무함에 빠졌지만, “나는 성장하는 사람이다”, “나는 삶을 탐색하는 인간이다”라는 행동 중심이 아닌 존재 중심의 자기 정의를 회복하며 감정적 회복에 성공했다. 목표는 역할일 뿐이고, 정체성은 더 근본적인 나의 방향성이다.

      목표 달성 이후 허무함은, 목표를 통해 나를 규정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나를 더 넓게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목표 달성 후 허무함에서 벗어나는 법

       

      3. 다음 목표 설정 전에 ‘목표 없는 시간’을 허용하라

      많은 사람들이 허무함을 피하기 위해 너무 빠르게 다음 목표를 설정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내면의 공허함을 외부 자극으로 눌러버리는 방식일 뿐, 근본적인 회복을 돕지 못한다. 오히려 목표 없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허용하고, 그 시간을 통해 감정 정리, 성찰, 휴식을 경험하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수험생은 최종 합격 이후, 두 달간 아무런 계획 없이 자연 속을 여행하며 ‘생산성 없이도 괜찮은 나’를 받아들이는 훈련을 했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한 내면을 회복했다. 목표 없는 시간은 나태함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인지적 리셋 기간이다. 뇌는 장기적인 몰입 후 반드시 휴식과 재조정이 필요하다. 목표 뒤에 바로 또 다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 공간에서 자신의 감정과 삶을 느끼는 여백을 주는 것이 허무함을 치유하는 실질적인 회복 방법이다.

      유능한 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 브레이크를 더 잘 사용한다. 쉴 새 없이 몰아치기만 하는 삶이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아니다.

       

      4. ‘과정의 흔적’을 되돌아보고 감정으로 통합하라

      목표가 끝나면 사람들은 보통 결과만을 남긴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목표를 향해 살아온 나의 과정, 감정, 경험들이다. 이를 되돌아보고 ‘감정적 통합’을 해내는 것이 허무함을 의미로 바꾸는 중요한 단계다.

       

      예를 들어 한 창작자는 책 출간 이후 공허함에 빠졌지만, 출간까지의 여정을 사진과 글로 정리해 보며 “그 시간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되돌아봤고, 그 과정에서 결과 이상의 감정적 완결감을 얻었다. 또 다른 사례로, 한 기업가는 스타트업 매각 후 허무감에 빠졌지만, 팀원들과의 회고 모임을 통해 모든 과정이 자신의 일부로 남아있다는 감각을 회복했다. 허무함은 ‘끝’에서 오지만, 우리가 끝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회상할 때, 그 허무함은 의미 있는 기억으로 변환된다. 목표 이후 반드시 필요한 건 결과나 성과가 아닌 과정의 감정적 재해석이다.

       

      5. 목표 이후 삶을 ‘새로운 성장의 플랫폼’으로 바라보라

      마지막으로, 허무함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선 삶을 다시 설계하는 프레임이 필요하다. 목표 달성은 끝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역량, 감정, 통찰을 발판 삼아 더 깊고 확장된 삶으로 넘어가는 기점이 되어야 한다. 예: 한 취업 준비생은 합격 후 공허함을 느꼈지만, 이전 공부 루틴에서 익힌 자기 관리 능력을 활용해 직장생활 초반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다.

       

      이처럼 목표를 끝으로 보지 않고, ‘과정에서 얻은 것을 가지고 어떤 삶을 펼칠 수 있을까?’를 묻는 순간, 삶은 또 다른 스테이지로 이어진다. 지금의 감정은 끝이 아니라 전환이다. 허무함은 방향 상실이 아니라 방향 재설정의 출발점이다. 목표를 끝내는 순간이 아니라, 삶을 확장하는 통로로 해석할 때, 우리는 공허함이 아닌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다.

       

      6. 끝이 아닌 전환, 허무함은 삶이 내게 말을 거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후 찾아오는 허무함은, 우리가 잘못된 길을 걸었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향해 나아갔다는 증거다. 그 긴장과 몰입이 멈추었기에, 이제는 다시 삶의 감각을 회복할 시간이다.

       

      그동안 목표를 향해 달려오느라 놓쳤던 나의 감정, 몸, 리듬, 관계, 내면의 목소리에 다시 귀 기울여보자. 허무함은 공백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의 여백이다. 그리고 그 여백 위에 또 다른 의미 있는 문장을 써 내려가는 것, 그게 우리가 해야 할 다음 여정이다.

       

      멈췄다고 끝난 게 아니다. 그건 다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순간일지도 모른다.